돌깡신선

(2010-09-07 18:28:43, Hit : 3889, Vote : 770)

나 한사람의 기적....이거 되는건가?

이 전에는 주로 서울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보았던 일들을 주제로 글을 많이 올렸는데 앞으로는 중국 북경에서 목격한 일들이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엇그제 출근할 때 목격한 일입니다.

아파트에서 한 10분을 걸어나오면 버스 정류장이 있고 버스로 두 정거장(이거 한 정거장이 무쟈게 깁니다, 걸어가면 15분 에서 20분 정도 걸려요) 을 가서 내린 뒤 약 5분 정도를 다시 걸으면 회사에 도착하게 됩니다.
버스가 다니는 도로는 전형적인 시골길로 생각하면 됩니다.
2 차선 도로를 따라 아스팔트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노변은 포장 되지 않은 흙길이고 그 흙길을 따라 포플러 가로수가 촘촘히 서 있는 양 옆으로는 무릎 높이의 초록색 풀들이 쫘악 깔려있는 전형적인 시골길입니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는 공업단지 안에 있기 때문에 출근 길에는 항상 대 여섯 명의 출근하는 사람들과 같이 걸어가게 되는데 당연히 회사도 다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대부분 여자 공원들이 많습니다.

엇그제도 버스에서 내려 회사 쪽으로 가로수를 따라 비포장 노변을 걸어가고 있는데 약 10여미터 앞에 걸어가던 여자가 갑자기 길도 없는 왼쪽 풀숲으로 들어가는 거에요.
뒤에 쫓아가던 나는 앞에 가던 사람이 갑자기 옆으로 없어지니까 이게 무슨 일인가?
갑자기 여자가 소변보러 들어가는가 부다....ㅋㅋ 하여간 생각하는게.... 사실은 그래서 저 여자가 어디까지 가서 소변을 보나 보려구...ㅋㅋㅋ 뒤지게 급했나 보당 하구 생각하면서....그 여자가 들어간 곳을 보니까...

초록색 풀들이 쫘악 깔려 있는 사이로 아주 찐한 빨강색.... 장미는 아닌거 같은데 하여간 예쁜 꽃들이 열 대여섯 송이 펴 있는 겁니다.
보기 좋더라구요...
상상해 보세요...파란 초록색 배경에 빨강 점들이 쿡쿡 열 댓개 찍혀있는 광경을....초록색과 빨강색은 보색 관계 아닙니까? 아닌가? 아님 말구...맞는거 같기두 한데...아닌가? 이거 배운지 하두 오래되서 삭갈리네...하여간...

그렇게 눈에 확 띠는 아름다운 광경에 한 괴물같은 여자가 들어가서 그 아름다운 빨강점들을 몇개 꺾고 있는 겁니다.
아니 이게....자칫 까딱 했으면 야! 너 지금 뭐하냐? 하고 소리지를 뻔 했습니다.
그 여자는 꽃을 몇 송이 꺽어서 모아들고 다시 길 없는 풀숲에서 제가 있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걸어나오는 겁니다.

가는 방향이 같으니까 조금 후에 그 여자를 만나게 되었는데...정말 어떤 얼굴인가 궁금해서 쳐다봤습니다.
입속으로는 계속 씨부렁씨부렁 욕을 해 대면서....
여자가 띵하게 몸에 살이 많은게 결코 이쁘지는 않은 정말 미련하게 생긴 여자였습니다.
이쁘게 생겼어도 그렇게 보였을 겁니다.

아마 무쟈게 이쁜 여자가 그런 짓을 했으면 걍 넘어갔을 지도 모릅니다. (항상 이쁜 여자는 용서를 하더라구요....치사하게..못 생긴 것두 서러운데 차별까지.....이쁜여자들이 까시가 있는데...독두 있구...이런 소리 쓰다가 또 맞을라)
그래도 이쁜 꽃이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여자들은 일단 감수성이 남자들 보다는 예민하니까....

그런데...나는 화가 나는 겁니다.
저 꽃들은 뭐 며칠 있으면 어짜피 시들어서 질 겁니다.
하지만 저 꽃들을 걍 놔두면 내가 며칠 동안 한 10일 정도는 볼 수 있지만 저 여자가 저렇게 꺽어 가버리면 당장 못 보게 되쟈나요..
그 여자가 꺽어간 꽃은 아마 하루도 제대로 살지 못할 겁니다.
꽃 목아지만 딱딱 끊어서 한 주먹 쥐고 가거랑요.
그 여자는 지나가면서 잠깐 보는 것이 아니라 몇 시간을 자기 눈앞에 두고 보려고 그걸 꺽어간 걸 겁니다.
저런 식으로 다른 사람이 또 꺽어가면 아마 열 댓 송이의 꽃은 금방 없어지겠지요..
그러면 어짜피 저렇게 다 없어질 거 나두 꺽어다가 내 코앞에 두고 계속 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겁니다.

바로 이겁니다.
걍 놔뒀으면 아무 일 없었을텐데 한 사람이 꺽어가기 시작하니까 그 다음 사람도 꺽어가고 싶어지고 다음 사람도 꺽어가고 싶어지고 결국 나도 꺽어가지 않으면 꽃을 볼 수 없게 되니까 다 없어지기 전에 나 마저 꺽어가게 만드는....

계속 자연에 펴 있게 놔두었으면 한 10일동안은 여러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었을 상황을 결국 한 사람의 잘 못된 시작이 단 3~4 사람의 눈을 하루 밖에 즐겁게 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죠...

이게 잘 못 된 겁니까 잘 된 겁니까? 초등학생들 한테 물어봐도 당연히 잘못된거요~~~ 하고 합창을 할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파트 집 값 오르는게 왜 오릅니까? 땅값이 왜 그렇게 오릅니까?
우리나라 부동산을 전 국민의 뭐? 5% 간?가가 대부분 가지고 있다면서요?

그래서 집 값 비싸져서 다른 사람들은 살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놓은거 아닙니까?
이거 처음에 한 사람이 시작한 걸 겁니다.
그게 돈이 되니까 옆에 사람이 또 따라하고 또 다른 사람이 따라하고 결국 국민의 5%만 잘 살겠다고 다른 95%가 못 살게 만드는  이런거 법으로 막아야 하는거 아닙니까?

근데 자본민주주의 국가에서 돈 벌겠다는데 막을 수도 없고 .... 이러다가 나중에 결국은 부모 잘 못 만나서 집 한 칸 없어서 장가두 못 가구 ....ㅠㅠ 이런 소리 나오게 되죠...불효가 시작이 되고 가정이 제대로 서지 못하니 사회가 붕괴되고 결국 나라가 망하는 ..이거 비약이 또 너무 쎘네....

여러분 우리 말로만 이웃사랑 어쩌구 하지말구...다 같이 잘 살면 안될까요?
제발 처음에 고 한 사람만 조심하면 전체가 다 잘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단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입니다.
바로 나부터 조금만 조심하면 전체가 잘 살아지는 겁니다.
이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다른 사람 쳐다보지 말고 나 한 사람만 잘 합시다.

(글쓴이 너나 잘 하세요.....우리는 다 잘하구 있으니까...)

죄송합니다. 찍! ㅠㅠ

서산대사의 답설야중거 가 생각납니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눈 내린 들판 가운데를 걸어도

불수호란행(不須胡亂行)      이리저리 함부로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蹟)      오늘 내가 간 발자국이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뒤에 오는 사람에게 길이 될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