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10-10-04 15:03:25, Hit : 4460, Vote : 855)

마음이 얼굴을 만들고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2010년 10월 2일은 나에게 참 의미가 있는 날인지도 모른다...아니 확실히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북경에 온지 한달이 넘게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빨래를 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세탁기를 사려고 했는데...여기까지 와서 비싼 세탁기를 사기 싫어서 중고세탁기를 사려했습니다.
이곳 인터넷 벼룩시장을 보면 가끔 쓸만한 세탁기가 약 300위안 (한국돈 55000원 정도) 면 살 수 있었걸랑요...
그런데 이게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중고 세탁기도 가격이 700위안 정도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곳저곳(인터넷 벼룩시장)을 찾아보고 알아보고 기다려보고 하다보니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버린 겁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인터넷 마켙에서 동생사장의 도움으로 세탁기를 목요일(9월 30일)에 주문을 했습니다.
가격은 999위안 입니다. ㅠㅠ(한국돈으로 약 18만원 정도.. 너무 비싸 5 Kg 짜리 하이얼건데)
그랬는데 토요일에 다들 국경절 휴가라서 텅 빈 회사에 나와 컴하고 친분을 두텁게하고 있는데..갑자기 핸펀이 울렸습니다.

니쓰 진시엔씅 마? 로 시작한 뒤 중국말이 뭐라고 막 나오는데...알아들을 수가 없지만 그 다음은 뻔하지죠 뭐? 세탁기 배달 온거죠 뭐....상대방이 뭐라구 구러던지 말던지 일단 언제 오냐구 물었습니다...그랬더니 30~40분 뒤면 올 수 있답니다.
엥?@_@? 빨리 집에 가야지 그렇게 기다리던 세탁기가 오는데...혹시 배달이 왔는데 내가 없어서 그 다음에 생길 일을 생각하면 .... 수습이 안되지~~ (한국 같으면 아저씨 집 앞에 수퍼에 맡겨주세요 할텐데..요거 서울에서 한 두번 해본 게 아니걸랑..)

급하게 컴 끄고 버스 정류장으로 달리다시피 갔는데...정류장이 저 만치 보이는 곳에서 내가 타야하는 버쓰가 부웅~~떠나고 있었습니다...우왕~~~~ㅠㅠ
저거 못 타면 다음 버스는 언제 오는데..벌써 한 10분이 지났는데....오늘은 휴가철이라 버스가 잘 오지도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니까 더욱 마음이 급해져서 마침 지나가는 오토바이 삼륜차가 있길래 세웠습니다.

취 잉하이쯘 뚜어싸오첸? (잉하이쯘 가는데 얼마에요?)
우콰이 (5 위안이요)
에? 쩌머 꾸에이 마? ( 엥? 그렇게 비싸요?)
비싸기는 뭐가 비싸요? 잉하이쯘이 3 킬로가 넘는데...어쩌구저쩌구...말이 길어집니다..
하오 하오 취바 취바 ( 좋아요 좋아 갑시다 갑시다)

삼륜차는 달리기 시작하는데..벌써 시간은 20여분이 지났습니다...한참을 달려 거의 동네 가까이 왔는데...
동네 주민센터 같은 곳 앞에 와서 여기를 얘기하는 거냐며 묻는거에요...
그래서 여기 아니라고 앞으로 쭈욱 더 가서 황이루 가 나오면 거기서 우회전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다시 500 여 미터를 더 가서 황이루 교차로에 왔는데...이 아저씨가 다 왔다고 여기서 내리랍니다...
뭐 여기서 내려도 되긴 하지만 여기서 집에 까지 다시 3~400 미터를 걸어가야 하는데 또 5~10분 정도 걸리는데 마음이 급한데..그리고 40전 짜리 버스 탄 것도 아니고 5위안이나 주고 탄 소위 말하면 택시나 마찬가지인데..이게 가다가 손님 목적지가 아닌 길바닥에 내려 놓고 가는 법이 어디 있느냐 말 입니다...이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엥? 이게 무신 말이야? 여기가 아니고 내가 가는 데는 우회전해서 더 가야한다...(말하면서 이제 거의 다 왔으니까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서 돈을 꺼내들었는데...)
여기가 잉하이쯘이니 여기서 내려라....이미 잉하이쯘 주민센터를 지나지 않았냐?
아니 그런게 어딧냐? 나는 내가 가야 하는데까지 가야지...내가 언제 주민센터에 가자고 했느냐?
니가 잉하이쯘 가자고 해서 잉하이쯘 주민센터도 지났는데 더 가자면 말이 되냐? 여기서 내려라...

이쯤 되니까 열이 슬슬 받치는게...이거 이 아저씨 너 오늘 사람 잘 못 만난고야~~ 너~~~~
(그래도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해서 살살 좋게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서 집이 멀지 않으니까 빨리 우회전해서 가자..나 시간 없다...
못 간다..
못 가? 못 가? 정말 못 가?
못가!
가!
못가!
가!( 이 소리를 지를 때는 거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고 목소리는 검도할 때 기합지르 듯이 아주 사람 잡아먹을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했습니다. 사실 정말 순간 폭발을 해서 얼굴이 변하고 눈에서 불이 나오는게 내가 느껴지더라구요. 김남원이 성질 드러운 거 다 나온다....ㅋㅋ)

그랬는데도 이 아저씨가 같이 악을 쓰면서...못가! 그러는거에요...(사실 이거 인력거나 마찬가지인데..이 사람들도 성격 장난 아닐꺼 아닙니까?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날텐데...)
그러면서 너 돈 안주면 다시 아까 탔던 데로 다시 간데요....
이런 이 #$%^%$# ^&%$ 같은 넘이! 그럼 나 돈 못 줘! 하면서 돈을 다시 지갑에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냥 내리려고 문을 여니까... 이 아저씨가 어! 너 어딜! 하면서 먼저 내려서 가로 막는겁니다.
밀치다시피 문을 열고 내리니까 나를 가로막는데...이 아저씨 덩치가 나보다 작더라구요...히히
그런데 거기다가 내가 정말 화가 나서 얼굴은 붉어지고 눈에서는 불이 나는데 정말 한 대 갈기게 생긴거에요...(그럼 안되지~~안되지~~ 참아야 하느니라...참아야 하느니라~~~)
왠만한 한국사람들 같았으면 걍 돈주고 왔을지도 모릅니다.
까짓거 그거 5위안 해봤자...180원 곱하면 우리돈으로 900원이에요...
하지만 이거 돈이 많고 적고가 문제가 아닙니다.....이건 자존심 싸움이에요....아니 무슨 택시가 길 바닥에다 사람 내려놓고 가는 법이 어디있냐구요? 말도 안되는 얘기지~~

두 사람이 이제 대로변 사거리 길 모서리에서 악을 쓰며 싸우니까 당연히 구경났죠...
건널목에 길 건너려고 서 있던 사람들 인도로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구경났습니다.

나는 너 내가 가야 되는데 까지 안 갔으니까 돈 못쭤....고 이 아저씨는 니가 잉하이쯘 가자고 해서 왔으니까 돈 내놔 입니다.
너 북경에 가자구 해서 북경 역까지 가면 됐지 북경 어디까지 가냐? 잉하이주민센터도 지났는데 왜 돈 안주냐?
여기가 북경처럼 큰 데냐? 거기는 니 잉하이쯘이고 내 잉하이쯘은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으니까 돈 못 준다. 너 돈 받으려면 내가 가려고 하는데 까지 데려다 줘야 하는거 아니냐?

이러면서 막 내가 가려니까 이 아저씨가 나를 막으면서 양 손으로 나를 미는 겁니다...
어? 니 깐 썬머야 니? 잉? 니 깐 썬머 니? ( 어? 너 뭐하는거야 너? 어? 너 뭐하는거야? 어쭈? 사실 어쭈는 중국말로 어떻게 말하는지 몰라서 못했음..>_<)
이렇게 된거죠...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아주 재미있는 구경거리 생긴고야...금방 치구박게 생겼는데...이거 둘이 왜 안싸우고 소리만 지르는지 모르겠어?? 하이고 재밌어라...아주
쌈 구경처럼 재미있는게 없쟈나요? 그러니 사람들 삥 둘러서서 아주 재밌는 구경거리 난거지..그것두 대로상에서...ㅋㅋ

그렇다고 내가 사람을 때릴 수는 없고 악을 쓰면서 겁을 주는 수 밖에 뭐 ... 근데 당시에는 정말 화가 났었걸랑요...내가 화나면 한 으악 지르걸랑요....
그러면서 약간 소강 상태가 되었을 때 그랬습니다.

너 300 미터만 더 가면 돈 준다는데 300 미터를 안가냐?
그랬더니 이 아저씨가 너 300 미터? 쪼아 너 딱 300 미터야 딱 300 미터....해서 둘이 다시 삼륜차에 탔습니다.
그러더니 우리 아파트 단지 문 앞에 딱 와서 아니 쬐끔 덜 와서 (한 10 미터 전에) 차를 세우더니 여기까지가 딱 300미터래요...

ㅋㅋㅋ 속으로는 웃음이 났지만 참았지요...거기서 내가 여기가 정말 300 미터냐? 내려서 재 볼래? 10 미터 더 가야지~ 하고 싸우면 내가 미친 넘 되는거고...그래그래....하면서 10위안 짜리를 냈더니 한참 찾더니 잔 돈이 없데요..니가 가서 바꿔오래요...그래서 웃으면서 아파트 단지 앞에 있는 가게에 가서 5위안짜리 두개 바꿔서 돈 줬습니다. 그리구 웃으면서 잘 가라고 했습니다.

이거 대화 내용이 전부 중국말로 한 겁니다. 이거...내가 다시 하라면 못해..하여간 길바닥 그것두 대로변에서 정말 순간 열 받아서 얼굴 시뻘게져가지구 눈에서 불 화악화악 나오면서 이빨은 전부 뾰족해져가지구 (만화영화 보면 나오는...ㅋㅋㅋ) 막 사람 잡아 먹을 듯이...그것두 삼륜차 중국 아저씨 하구 중국말로 해서 이겼다는거 ( 못 간다고 뻐티던 아저씨가 결국은 내 목적지까지 데려다 줬으니까 내가 이긴거죠...ㅎㅎ) 중국 온지 한달 정도 된 상황에서....정말 의미있는 날 아닙니까? 하하하...

그런데 이게 정말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정말 의미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기고 기분이 쪼오아서 아파트 단지 내로 걸어들어가는데...그 때가 약 오후 1시 반쯤 되었죠...
날씨도 좋아서 아주 화창한 날씨 였는데...오른쪽 누깔이 뿌옇게 잘 안 보이는 겁니다.
엥? 이게 왜이래? @_< 왼쪽 눈을 감고 보니까 정말 뿌옇게 오른쪽 누깔이 잘 안 보이는겁니다..

아하~~~~그렇구나....
원래 눈은 간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간이 나쁜 사람은 화를 잘 냅니다.
또 화를 내면 제일 먼저 간의 기운이 화악 뒤집어집니다.
조금 전에 뚜껑 열려서 누깔에서 불을 뿜고 이빨이 다 상어이빨이 되었을 때 간의 기운이 뒤집어진 모양입니다.
그래서 바로 눈으로 그게 나타나는 모양입니다.
사실 요즈음 차카게 살아서...구러니까 술 잘 안마시고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밥먹구 화 낼 일 없구...이러면 차카게 산고지 뭐... 하여간 눈이 상당히 맑아졌었걸랑요...뒤꾸녕으로 웅담을 먹긴 했지만..ㅋㅋㅋ
구래서 뚜껑 열리면 누깔에 뵈는 게 없다구 구러지 않습니까? ㅋㅋ (이건 그 뜻이 아닌가? 아니면 맞나?)

집에 들어가서 거울을 보니 내 얼굴이 가뜩이나 못 생긴 내 얼굴이 보기 싫을 정도로 이그러져 있었습니다.
이게 전처럼 얼굴이 돌아가서 이그러진게 아니라...벌겋게 떴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안정되지 않고 번개 맞은 것처럼 버쩍 떠 있었습니다.
아~~~ 순간 뚜껑이 열려도 이 정도인데...항상 화를 내며 불만에 싸여서 짜증내고 사는 사람들은 그 얼굴이 자연히 이그러지고 편안하지 않을 게 뻔하겠지요?
그래서 나이가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자신이 책임을 지어야 된다고 했나? 그게 이거랑 관련이 있는건가?

하여간....

사실 이 글 쓰면서 도중에 점심 시간 되서 밥 먹으러 갔었는데..또 오른쪽 누깔이 뿌연거에요...
이 글 쓰면서 당시를 상상하면서 실감나게 약간 열받으면서 썼더니...
그래서 옛말에 좋지 않은 일은 생각만 해도 그 것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더니...(너희들 중에서 마음으로 간음하지 않은 자 있으면 이 여인을 돌로 쳐라...ㅋㅋ 요거하구는 좀 다른 얘긴가? 아니 세상에 이러면 나쁜 넘 아닌 넘이 어딧냐?)
정말 그런가 봅니다.
구래서 이쁜 여자 사진 보구 생각만 해두 그 몸속에서 그으 그 있쟈나 그으~~그 있쟈나? 하이고~~ 말할 수도 없고 남자한테 참 좋은데..가 아니구.....알쥐 알쥐 먼 말인지 알쥐? ㅋㅋㅋ ( 미친넘!! 어디서 예를 들어도 꼭~~~하여간 한심한 넘이라니까...정말 못 말린다구. 변태에 구제불능이 바로 이런거야....에이 쯔쯔쯔..)

정말 생각만 해도 그것을 행한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우리 몸 속에서는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얼굴을 만들고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고 하는 말이 맞는 말입니다. ( 요고 요고 南子: 남원이 남짜에 공자님 자짜 남자의 말씀 입니다 ㅎㅎ 남자 여자 그 남자가 아닙니다 )

삶 속에서 내가 아는 것을 직접 몸으로 확인하는 것이 이것이 바로 과학이고 이것이 바로 道(도) 아니겠습니까?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밥은 먹구 죽어야 얼굴 때깔이 좋다... 요거뚜 남자의 말씀?? ㅎㅎ
하여튼 먹는 게 남는 거여~~~~고럼!

근데 정말 쩌어엉말 중요한 거는요....세탁기가 오후 5시 반에 왔습니다. ㅠㅠ 전화받고 4 시간 뒤에...ㅠㅠ
괜히 비싼 삼륜차 타구 아저씨하구 싸웠어~~ㅠㅠ
괜히 열 받아서 누깔 뿌옇게 동태 누깔 됐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