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06-01-09 16:34:46, Hit : 3493, Vote : 858)

사람의 욕심 ???

한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마땅히 쓸 내용이 떠오르지도 않았고 년말 년시를 거치면서 공연히 바쁘기만 하다보니 ㅎㅎ (궁색한 변명 -_-;;)
솔직히 마음이 연이은 송년회 콩밭에 가 있으니 머리 속에 생각나는 것이 뭐 있었겠습니까? ^^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는 사이에 해가 바뀌어 2006년 병술년이 되었습니다.
금년은 여러가지로 아주 재미있는 해인데 60년 전 병술년에는 신탁통치 반대로 정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금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자못 궁금하기만 합니다.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인데... ㅋㅋㅋ

그러나 음력으로는 아직 병술년이 되지 않은 것이어서 년말에 을유년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사람의 욕심을 한번 돌아보려 합니다.
제가 항상 글을 쓸 때는 직접 겪은 일을 많이 올리는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사람의 욕심이 얼만큼 쉽게 변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제가 원래 물 마시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는 한겨울에도 얼음물만 마셨습니다.
운동을 한참 해서 목이 마를 때는 2리터 짜리 페트병의 물을 쉬지않고 한번에 다 마시버리는 적도 많았습니다.
물 맛도 잘 아는 편입니다.
정수기의 물도 마셔보면 필터를 갈 때가 됐는지 않됐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식당에서 좋은 물을 주지 않으면 물 안 마십니다.
한때는 제 별명이 붕어였습니다. 물을 하도 잘 마신다고해서... ^^
저에게 물은 아주 중요한 필수품 입니다.

그래서 가게의 정수기에서 꼭 2리터 짜리 페트병에 물을 받아서 집에 가지고 가서 아침에 두잔 마시고 가게 나오고 저녁 때 집에 들어가서 한 두잔 마시고 잡니다.
그 사이에는 가게에서 계속 물을 마시지요.

그러기 때문에 2리터짜리 페트병 두개면 한 일주일 정도 마실 수 있습니다. (다른 요리나 음식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집에 페트병 3개를 준비해 놓고 2개가 비면 가게로 가지고 나와서 물병을 채워서 가지고 갑니다.

그런데 이거 물 2리터 짜리 두개를 버스 타고 들고 다니려면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2리터 짜리 두개 즉 4 리터를 까만 비닐 봉지에 넣어 들고가면 손잡이 부분이 얇게 늘어져서 오래 들고 있으면 손이 아픕니다.
버스 타서 운 좋게 앉을 자리가 있으면 다행이고 아니면 쭉 들고 가야하는데 꽤 힘듭니다.

그래서 페트병 두개를 더 준비했습니다.
결국 5개의 병을 다 마련에 놓으면 아주 마음이 든든 뿌듯합니다.
한 보름 정도는 걱정 안해도 돼죠.

전에는 병 2, 3개만 물이 차있으면 아주 마음이 편안했었는데 이제는 그 보다 더 많은 5개의 물병이 준비되어 있으니 얼마나 뿌듯하겠습니까?

그런데 말이죠 이게 인간이 이렇게 마음이 간사하더라구요..
어제까지 집에서 물 3병을 다 마셔버렸습니다.
그래도 2병이 남아 있는거죠..
앞으로도 한 일주일 정도는 문제 없이 버틸 수 있습니다.
전에 같으면 지금부터 일주일 뒤에나 물 걱정을 하게 되는데 아~~ 이게 그게 아니더라구요..

물 5병이 다 차 있어야 마음이 편한겁니다.
그러니까 남아있는 물 2병은 보이지 않고 비어있는 3병만 보이는 겁니다.
마음이 불안한거에요.
야아~~~ 이거 빨리 채워놓지 않으면 일주일만 있으면 병 5개가 다 비워지는구나.. 이런 생각만 나는겁니다.
전혀 아직도 일주일은 버틸 수 있어가 아니더라구요.

전에 물병이 2개 밖에 없었을 때는 이 상태가 만땅이었었는데 지금은 빈병 3개 즉 물이 반도 안 남은 겁니다.
햐아~~~~ 이거 아주 사람 마음이 요상하더라구요....
결국 빈 물병 3개 들고 나와서 2개 채워갔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꽉찬 물 4병 보니까 이제야 조금 안심입니다.

사람 마음이 바로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나 월급 100만원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아냐 아냐 200만원은 받아야해 로 바뀌고 아파트도 처음에는 20평형만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니 살아 보니까 35평형 이어야하고 그도 살아보니 또 50평형 이상이면 좋겠고 .....

이게 사람의 마음이고 욕심인가 봅니다.

전에 왜 제가 한번 이야기 한 적 있지요?
홍콩의 돼지 고기 파는 아저씨 할아버지!
하루에 애기 돼지 꼭 한마리만 들고 나와서 다 팔면 집에 들어가버리는 할아버지..
장사가 잘 되건 안 되건 매일 돼지 한마리만 파는 할아버지 ...
이걸 평생 한마리만 가지고 나와서 한마리만 다 팔면 집에 들어가버리는 할아버지..

어찌 보면 깝깝한 할아버지죠.
그러니까 밤낮 사는게 그 모양 그 꼴이고 발전도 없고....
하지만 그 할아버지는 망한 적도 없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사는 규모가 다르고 세상 모든 사람이 모두 이렇게 살 수는 없는 것이겠죠.

하지만 삶에 한 부분이라도 이렇게 살 수 있는 면이 있다면 이것도 道 닦는 거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내 남자친구에게 여자친구에게 남편에게 부인에게 부모에게 자식에게 회사에게 직원에게 그저 처음 마음만큼만 만족하고 산다면 불만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저도 앞으로는 물병을 5개 이상 늘리지 않고 버티어 보겠습니다.
아니 왜 2병이 아니고 5병이래?
.
.
.
.
.
한번 요금오르면 내리는거 봤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