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06-03-18 18:37:19, Hit : 3691, Vote : 911)

할아버지 버스 잘 못 타셨어요

오늘 버스를 타고 공항에 오면서 생긴 일이다.

한남동오거리에서 가게에 들리려고 신촌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할아버지가 4XX 번 버스에 다가가서 기사에게 묻는다.
할아버지: "남대문 가요?"
기사: "아뇨. 남대문 가시려면 472번 타세요."

할아버지는 돌아서서 정류장 의자에 앉으신다..

내가 가서 할어버지 어디가세요? 하고 묻자 매우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남대문시장하고 대답하신다.
472번은 내가 매일 타는 버스이기 때문에 노선을 잘 알지만 그 버스가 남대문근처는 가지만 남대문시장은 가지 않는다.

그래서 할아버지 남대문 시장 가시려면 402번 타세요 했더니 아주 불편한 얼굴을 하신다.
472번은 시청앞으로 해서 서소문을 지나 신촌으로 가는 버스다
바로 내가 타고 가야할 버스다.

그래서 402번을 타시라고 했지만 472번 버스가 오자 버스를 타려하신다.
할아버지 이거 타시면 안되고요 402번 타세요 다시 한번 이야기 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으시고 472번을 타신다.

2,3 정거장을 지나서 명동입구에 왔을 때 할아버지가 기사 아저씨에게 묻는다.
"남대문 시장 가려면 멀었어요?"
그러자 기사가 "아니요, 이버스는 남대문 시장 가지 않는데요. 여기서 내리셔서 202 번으로 갈아타세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_@??? 놀아셔서 황급하게 버스에서 내리는데

나머지는 미국에 가서 ... ㅠㅠ 뱅기 시간이 다 되서
여기는 미국 ^^ 이어서 계속

할아버지가 급하게 내리시느라고 교통카드 단말기에 카드 삑 하는 것을 잊고 내려버리셨다.
정류장에 내리신 할아버지가 "여기가 워디여?" 하는 표정으로 두리번 거리고 계시는 것을 뒤로 하고 버스는 다음 정류장을 향하여 떠났다.

그 할아버지가 처음에 내가 일러준 대로 402번을 타셨다면 바로 남대문 시장 입구에서 내리실 수가 있었는데 이제 버스를 갈아타셔야 하는 것은 물론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고 내리시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더 버스 요금을 내셔야 하게 되었다.

이를 보면서 사람 사는 인생 여정에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음 생각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 인생의 앞길이 어떤 길인지 잘 모른다.
심지어 자신이 가야하는 목적지도 전혀 알지 못하고 가게 된다.
그럴 때 길 안내를 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담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이길로 가지 말고 이렇게 가십시요 하고 안내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할아버지처럼 그 길로 가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고집대로 길을 가서는 길을 잃고 헤메이던가 망하는 것을 많이 본다.
그런 모습을 보게 될 때 마음이 참 안타깝지만 어쩔수가 없다.

그 사람들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쫓아다니면서 일일이 조언을 해줄 수도 없기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조언을 해주어도 그것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
오직 참고만 할 뿐이라고 한다.
또 한사람에게만 들어서는 믿을 수가 없기 때문에 여기저기 몇 군데 무속이나 역술인들에게 물어보고 확인을 하려고도 한다.
그러다가 틀린 정보를 얻기도 한다.
할아버지도 틀림없이 기사에게 물었지만 자신의 행선지를 정확하게 이야기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은 안내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진행하고 일이 잘 못 되었을 때부터는 무조건 매달린다.
심한 경우 매일 매일의 일진을 봐 달라며 매달리는 사람도 있다.
전에 일이 안된다고 하더니 정말 안됐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렇게 묻지만 망하고 일이 잘 못 된 다음에는 그 고통을 겪으면서 견디는 수 밖에 별 뾰족한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말 안타깝다.
이러다가 3,4년 지나서 안 되었던 것이 조금 수습이 될만하면 나 이제 그런거 안 믿고 내 자신 스스로 알아서 일어서겠다고 한다.
그리고는 또 잘 못 되어서 찾아와서는 또 매달린다.
그러고도 다시 길을 가르쳐주면 또 자신의 생각이나 고집으로 일관하려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인생은 점점 늙어가고 정말 길을 알만하면 죽는가 보다.

그 할아버지를 보면서 인생의 여정이나 모르는 길을 갈 때는 한 번 쯤 꼭 정확한 정보를 알아보고 가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들었으면 그대로 한 번 해보라고 강력히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