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07-08-15 17:27:29, Hit : 3665, Vote : 776)

애가 상전....

오랜만에 선역도가에 글을 올린다.
그 동안 뭐가 그리 바빴는지? 사실은 바쁜 것도 없이 마음만 바빴던갑다.

오늘은 지하철에서 일어날 일? 아니면 당한 일? 을 한가지 올려보려 한다.
^^ 자주 버스나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일을 올리는데 사실 이런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교훈을 받아야 참 교육이 아닌가 싶어서 이다.
공자가 그랬다던가? 길을 가는데 세사람 이상만 같이 가게 되면 반드시 그 안에 내 스승이 있게 된다고..

요새 휴가철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타는 노선이 그다지 붐비지 않는 노선인지 하여간 차량 중간쯤에 빈 자리가 있어서 자리를 하고 앉아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열심히 테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한 정거장 쯤 뒤에 옆자리가 비고 마침 귀엽고 예쁘게 생긴 3살 정도 되는 여자아이와 같이 엄마와 이모가 차량에 오르면서 내 옆자리로 왔다.

우선 이모가 빈자리에 재빨리 빈자리를 확보하고 앉아 아이보고 오라고 한다.
하지만 아이는 오지 않는다.
엄마가 아이를 끌다시피 데리고 와서 자리에 앉으라고 하자 아니는 잉~~잉~~거리면서 앉기를 거부한다.
그런데도 엄마와 이모는 아이를 자꾸 자리에 앉히려고 한다.

거의 반 강제로 자리에 앉게 된 아이는 발버둥을 치고 울기 시작하자 엄마는 아이를 다시 일으켜세웠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았던 이모가 일어나서 어른 둘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좌석에 아이를 앉혔다.
그러자 아이는 넓은 자리 중간에 두자리를 차지하고 턱 앉았다.

그리고는 이모가 아이에게 묻는다? 이모 옆에 앉을까? 아이가 대답이 없지만 은근슬쩍 옆자리에 앉았다.
자리가 비좁은데 또 묻는다. 엄마도 옆에 앉을까? 그러자 아이가 다시 잉~~잉~~거리면서 앉지 말란다.
자기 무릎에 앉으란다. 그러자 엄마가 아이 무릎에 앉는 시늉을 하고....
그러던차에 건너편에 자리가 나자 엄마가 재빨리 그 쪽으로 건너가서 앉는다.

여기까지는 그런데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하자... (사실 옆에 앉아서 이를 지켜보던 나는 이러면 안되는데... 했지만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

건너편 앞자리에 앉았던 엄마는 가방에서 야쿠르트를 꺼내들고 아이에게 먹으라고 한다. 그것도 멀리서..
한 두번 마시라고 권하다가 그것을 들고 아이 앞으로 왔다.
당연히 엄마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앉았고...

하지만 아이는 야쿠르트 마시기를 거부하고 엄마와 이모는 자꾸 마시기 싫다는 야쿠르트를 아이에게 들이대며 강제로 먹이려고 하고 (정말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음) 아이는 엄마보고 엄마자리로 돌아가라고 한다.
엄마는 너 때문에 엄마가 돌아갈 수 없다고 하며 계속 야쿠르트를 들이대자 아이는 폭발을 했다.
앉은 자리에서 발버둥을 치면서 내 다리를 차다가 의자에서 내려앉아 차 바닥에서 발버둥을 치고 ... 엄마와 이모는 아이에게 계속 그래 그래 그러면 어떻게해..하며 아이를 달래려고 하지만 이미 폭발해 버린 아이는 막무가내로 돌변한다.

이후 아이는 악을 쓰면서 울기 시작하고 엄마와 이모는 아이에게 이럴까 저럴까? 하고 물어보지만 아이의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아이들은 주변의 상황을 살펴봐 가면서 운다.
사실 이 부분은 보는 어른들의 눈에는 가증스럽게 보이는 부분이다.
이 여자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엄마와 이모의 눈치를 살펴 가면서 자신의 요구사항 혹은 의사전달을 위해서 어른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간다.
이 부분을 애초에 용납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난리가 나지는 않았을텐데 집에서 버릇을 들여놓으니 이렇게 밖에 나와서 까지 망신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우는 아이를 엄마가 끌어안았지만 아이가 엄마의 어깨를 깨물어버렸고 엄마는 아프니까 아이를 때렸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 동안 내 다리는 여러번 아이의 발버둥에 걷어채였고 아이의 달기똥(닭의똥) 같은 눈물이 바지에 뚝뚝 떨어지는 사태.

이쯤 되고 보니. 이제는 아이도 엄마도 전혀 정상이 아니었다. 더불어 이모까지도 ...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왜 어린아이 하나를 가지고 그렇게 어른 둘이 쩔쩔매냐고? 아이가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는 것이 아이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고....
시간이 모자라서 다음 말을 하지 못했지만 왜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 자리에 앉히고 마시고 싶지 않은 야쿠르트를 꺼내들고 강제로 먹이려하는지?

더 이상 사태를 수습하기 어려워진 엄마와 이모는 발버둥 치며 악을 쓰고 우는 아이를 안고 목적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물론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을 때의 아이의 태도도 장난이 아니었지만 (자기 생각대로만 하려고 무조건 떼를 쓴다. 무조건 자기 마음대로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모든 것을 물어보고 한다.)
그 두 엄마와 이모도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
하여튼 이 때문에 처음에 지하철에 탔던 귀엽고 예쁜 여자 아이의 이미지는 완전히 깨져버린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한국에 와서 한 두번 본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떼를 쓰고 부모는 우는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서 쩔쩔매다가 결국 폭발을 해서 아이들에게 감정 섞인 체벌을 하게 된다.

교육은 꼭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공자의 엄마는 공자의 교육을 위해서 이사를 세번이나 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부모 특히 엄마가 똑똑해야한다.
똑똑한 부모 밑에 똑똑한 자녀가 나올 확율이 더 많다.
이 똑똑함이란 학교 교육을 많이 받은 높은 학력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공자 엄마가 이사를 세번이나 한 이유는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이지 강제로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려했던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부모들 특히 엄마들은 아이가 스스로 자기 일을 알아서 하게 키우지 않고 무엇이던지 잘해주려고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 일들을 미리 대기 시켜놓고 들이대기 일쑤다.
이렇게 큰 아이들은 결국 밥을 차려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누가 만들어줘서 입안에 넣어주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이런 초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되면 공부는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을까?
또 사회에 나와서는 스스로 자기 할 일을 찾아서 할 수 있게 될 것인가?
나중에 부모가 죽고 난 뒤에 아이들은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 살아갈 것인가?

우리나라의 부모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절대로 아이들에게 잘해주려고 하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라고 ....

아이들에게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부모가 바람막이 되어 주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겠지만 아이들을 부모의 마음대로 생각대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아이들이 살아가는 것이 걱정이 되지만 부모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듯이 아이들도 아이들의 팔자와 운명대로 살아가게끔 놔두어줘야 한다고....

지나친 관심과 보호는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데 방해가 될 뿐 아니라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병든 사회를 만들게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