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04-09-21 12:34:21, Hit : 3541, Vote : 756)

모사재인이요 성사재천이라

謀事在人成事在天

<謀事在人成事在天 사람은 좋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그 계획이 성사되고 안되는 것은 하늘이 정해준 운에 달렸다는 제갈공명의 이야기>

주식에 투자 하는 사람들 중에 돈을 버는 사람들은 주식을 사기만 하면 주가가 오르고 주식을 팔면 그 주가가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은 주식을 사기만 하면 주가가 떨어지고 팔기만 하면 주가가 올라 가슴을 치게 한다.

부동산에도 그와 비슷한 인연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값이 떨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부동산을 사고 난 뒤에 오래도록 오르지 않아 돈이 달려서 할 수없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파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데 부동산을 판 뒤에는 꼭 부동산 값이 올라 가슴을 치며 한탄하는 일이 생기니 이것이 바로 사면 묶이고 팔면 오르는 악연인 것이다.

분당에 사는 C씨는 회사원으로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운이 나빠지기 시작하는 2002년부터 이곳저곳에 돈 쓸 일이 많이 생겨 적지 않은 빚이 생기고 말았다.
처음에는 빌린 돈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곧 갚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돈을 갚으려면 또 다른 일이 생기고 다시 또 그 돈을 갚으려면 다른 일이 생겨 오히려 빚은 늘어만 가고 있었다.

본래의 계획대로라면 전혀 문제가 없었던 일이 이제는 이자에 이자를 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말았다.

돈을 빨리 갚아야겠다는 생각에 이 궁리 저 궁리 끝에 분당의 집을 팔고 수지로 이사를 하면 그 차액으로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계산에 이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상담실을 찾아왔다.
사주를 감정해 본 결과 운이 매우 좋지 않아 이사를 하더라도 해결이 될 것 같지 않았다.
또한 이사를 하고 난 뒤에는 더욱 문제가 복잡해지게 생겼다.

사연을 듣고 보니 계획은 좋으나 운이 좋지 않아 그 계획이 성사가 될지 안 될 지가 문제였던 것이다.
그래서 집을 이사하지 말고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우선 급한 돈을 갚으라고 했다.
하지만 요새 같은 어려운 시기에 누가 많지 않은 그 돈을 빌려주겠냐며 한사코 이사를 해도 되는지 만을 물어왔다.

겨우 설득을 시켜 돌려보냈는데 일주일후에 다시 찾아왔다.
아무리 구해 봐도 돈이 구해지지 않으니 이사를 할 도리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돈을 더 구해보라고 했지만 계속 구해 볼 때가 없다며 투덜거리며 돌아갔는데 하필이면 그 날 내어 놓은 집이 팔리고 말았다.

C씨는 내놓은 집도 팔리지 않고 돈도 구해지지 않아 마음이 급한 판에 집이 계약이 되자 서둘러 수지에 집을 알아보고 급히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며칠 안 되는 사이에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또 다시 다른 곳에 쓰고 말았다.
결국 친지에게 부탁하여 급전을 빌리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겨우 이사를 마칠 수 있었는데 기가 막힌 것은 빚이 하나도 청산이 안되고 오히려 조금 더 늘어난 상태가 된 것이다.

그 후 약 2달 뒤에 먼저 살던 동네에 다녀온 C씨의 부인은 속 터질 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 2달 동안에 먼저 살던 분당의 집값이 3천만원이나 올랐다는 것이며 지금도 더 오르고 있다는 소리였다.
그 대신 지금 새로 이사 간 수지의 집값은 올랐다고 할 수도 없을 정도의 미미한 오름만 있을 뿐이었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빚도 갚고 마음도 편해져야 했을 것인데 그와는 정 반대로 빚은 빚대로 늘어나고 마음도 편치 않게 되었으며 새로 이사한 집에서도 몇 달 살지 못하고 다시 이사를 해야 하는 악운을 경험해야 했다.

옛날에 제갈 공명이 이야기한 모사재인(謀事在人)이요 성사재천(成事在天)이라 계획은 사람이 세우나 그 일이 이루어지고 안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에 달렸다는 말이 실감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