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04-09-27 20:31:44, Hit : 3112, Vote : 775)

기회라는 것...

오늘은 추석 이브 입니다.
달은 내일이 보름이라지만 오늘도 볼 만 할 겁니다.
날씨가 오늘이 내일보다 더 좋은 모양이니까요.
아직 집안에 있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추석에 고향 가시는 분들이 많지요?
고향에 운전하고 가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문득 얼마 전에 운전하다가 느낀 것이 있어서 글을 올려봅니다.

지가요 88 도로를 김포쪽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시속 80 킬로로 ... 강남에서 신촌 이대 쪽으로 갈 예정 이었는데...
처음 생각으로는 여의도로 빠져서 원효대교를 넘어서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마포대교 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누가 서강대교로 넘어가면 더 빠르다는 소리를 했던거 같았습니다.
갑자기 여의도 다 와가는데서 어느 쪽으로 넘어가야 할 지 망설여지면서 혼란스러워지더군요.
(제가 이 방향으로는 가본 적이 없는 초행이라 길을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면서 머리 속에 마포대교, 서강대교. 양화대교, 성산대교 등이 막 떠오르는 동안에 차는 계속 달려가고 잠시 주춤 주춤하다가 일단 63빌딩을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데 보니까 서강대교 나가는 출구가 없는 거 같았습니다.

엥? @_@ 어떻게 된거야?
잠시 불안해지더라구여.
가뜩이나 시간에 쫓겨서 빨리 가야겠다는 마음에 이 생각 저 궁리를 하는 동안에 처음 계획했던 대로 안되고 나니까 그 다음은 혼란스러워 진 겁니다.

물론 길을 잘 알면 다음에 양화대교로 넘어가도 되는 것을 알겠지만 그것도 아닌 상태여서 할 수 없이 표지판만 불안하게 기다리게 되고 나중에야 겨우 양화대교를 건너 삥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 우리가 사는 인생도 이와 똑 같다.
어떤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우물 우물 지나치고 나면 내려야 할 출구를 놓친듯이 삥 돌아서 고생하며 가야 하는 일이 생기는거구나.
정말 똑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여.

모르는 길을 갈 때는 미리 지도를 보고 그 지역을 대충 살핀 다음에 가도 길을 잃고 헤멜 때가 있는데 하물며 처음 살아보는 인생의 길에는 그러한 지도가 있는가?
이러다가 정말 잘 못되면 영원히 길을 잃고 영 다른 곳으로 가고 마는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정말 많은 일들을 만나게 됩니다.
많은 사람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정확한 확신은 없는 상태에서 그들을 접하게 됩니다.

나에게 다가온 일이 정말로 기회인가? 아니면 이 기회가 나를 망치는 덧 인가? 정말 고민 될 때가 많죠?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꽤 많았습니다.
아 ! 그 때 내가 그것을 했어야 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게 기회였어...
후회죠 아쉬움이고 미련이 남는 거죠.

운이 좋은 사람과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여기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의 차이도 있을 것 같구요.
요새는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언제 내가 편안해 지는 지 언제 내가 힘들어지는 지 정도는 알고 사니까요.

여러분 고속 도로를 달리다가 내려야 할 출구를 놓치고 지나쳐 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그 뒤에 다시 오려면 다음 출구까지 가서 한참을 돌아와야 하지요?
혹시 여지껏 살아오시면서 인생에서도 기회나 목적지로 가는 출구를 놓쳐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있었어도 모르고 현재 다른 곳에서 고생하고 계신 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럴 때 이렇게 생각하면 좀 위안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게 원래 나의 갈 길이었다고..... 좀 힘은 들지만....

기회 놓치지 마세요. 중요합니다. ^^
추석 잘 지내시고 고향 다녀오시는 길에 출구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