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04-12-14 21:27:01, Hit : 3532, Vote : 884)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마치고...

역삼동 사무실에서 이곳 신촌 카페로 메인 컴퓨터를 옮기고 인터넷 연결을 하자마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2주일이 넘게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했다.
전화국 컴퓨터 클리닉에서도 2번이나 컴퓨터를 가지고 갔다가 고쳐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클리닉에서 기술자가 왔을 때는 컴퓨터가 돌아가는 것을 내눈 앞에서 확인을 해주고 바이러스 검색 엔진으로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라는 문구까지 확인을 해주고 갔지만 그것도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정말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
메인 컴퓨터에 들어있던 자료들과 주로 써오던 많은 프로그램들을 날려가면서 까지 수십번을 포맷하고 윈도우 2000을 깔아봤지만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2,3일 뒤에는 여지없이 컴퓨터가 느려지면서 안된다는 팝앞이 뜨면서 서서히 컴퓨터는 죽어갔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마음을 독하게 먹고 방화벽 하드웨어를 설치했다.
소위 IP 공유기를 통하여 인터넷을 연결하기로 마음 먹고 다시 컴퓨터를 포맷했다.
공유기를 설치하고 모뎀을 연결했는데 하루종일 씨름을 해도 인터넷 연결이 안되는 것이다.

다시 이틀째 시도 하다 도저히 안되어서 IP 공유기 회사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회사의 직원 도움으로 간신히 공유기 설치를 끝내자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다른 프로그램들을 까는데도 아무 문제 없이 시원스럽게 진행되었다.
마음 속으로 아! 이제야 제대로 돌아가는구나 하는 안심이 되었다.

윈도우 2000 이 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방화벽 하드웨어를 설치하는 것을 권한다는 윈도우사의 조언이 피부로 와 느껴졌던 것이다.
그토록 사람 속을 말리고 태웠던 문제가 이렇게 시원하게 해결되다니 ...
이제는 마음 놓고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됐구나..하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감사한 생각은 잠깐, 마음 속에서는 이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그 많은 자료들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 이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고마움은 한 순간이고 그 다음 순간에는 더 큰것을 원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끝없는 욕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쉽지만 잃어버린 프로그램들과 자료들을 포기 했다.

이번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것 외에도 이렇게 조그만 일에도 지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도 느꼈다.

일 평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은 너무 많다.
한 순간 순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아무 지식없이 아무 생각없이 살아나간다면 얼마나 많은 막힘과 어려움에 봉착해야하는지 생각해 보면 답답한 단계를 넘어 도저히 살아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역학을 통해서 그나마 인생의 길을 대충 짚어낼 수 있는 지식을 갖게 된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중요하게 느낀 한가지는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파고 들면 길이 생긴다는 것이다.
컴퓨터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가진 클리닉에서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 점도 미천한 지식을 가진 내가 해결 할 수 있었던 것은 계속적인 도전이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고 다른 곳으로 생각을 돌릴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컴퓨터를 모를 때는 겁부터 났다.
이것을 잘 못 만지면 더 고장이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겁이 났다.
하지만 아는 한도 내에서 조금 씩 주위에 물어봐 가면서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해결 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세상 살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너무도 마음에 와 닿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도 멋있는 말이다.

우리의 세상 살이도 이와 같이 끝없이 도전하면서 인생의 답을 얻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버틴다.
힘들어도 또 버티면서 끝까지 해본다.

이것이 인생의 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