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05-01-13 13:43:09, Hit : 3368, Vote : 815)

또 새해가 되었습니다. ^^

또 새해가 되었습니다.
이거 너무 자주 새해를 맞이하다 보니까 새해가 너무 자주 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금까지 살아 보니까 매년 1년 마다 꼬박 꼬박 새해가 오더라구여..
그런 새해를 수십번 하다보니까 이제는 새해라구 해도 새해 같은 기분도 별로 나지 않구 시쿤둥하게 되었네요.
이거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닌데 말이죠.. ㅎㅎㅎ

그렇다고 해가 바뀌었는데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 흠 이거 은근히 걱정되누만요 ㅎㅎㅎ
새로 뭘 해볼까 ..
담배는 끊은지가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다시 끊을 수도 없고 .. 한대 슬쩍 피워보고 다시 끊었다구 할까?
이것도 별로 신통치 않은 생각 같구여.. 흐흐흐

그렇다고 술 끊고 싶은 마음은 절대로 없습니다.
뭐 요새는 많이 마시지도 않는데 새삼스럽게 끊고 자시고 할 건덕지도 없고요.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지난 몇년간을 돌아켜 봅니다.
근래에 저에게 가장 힘들었던 해는 뭐니 뭐니 해도 2001년 이었어요.
96년엔가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면서 마음 먹었었습니다.
점쟁이 소리 들어가면서 역학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99년에서 2001년에 망할 운이 있는데 그 때 망하면 내가 가진 것이 하나도 없을테니 그 때가서는 할 수 없이 역학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망하지 않게 조심해서 사업을 하자.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도 틀리지 않고 그 이야기가 그대로 맞았습니다.
그 힘들었다는 IMF 때도 사업은 잘 되었습니다.
약간의 위기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재미까지 있었을 정도 였습니다.
그 때는 운이 좋은 때 였죠.
문제가 생겨도 한 일주일 고민을 하면 해결의 방법이 생기는거에요.
그러니 오히려 자신감도 더 생기고 문제가 생겨도 크게 걱정하지 않게 되지요.
열심히 일만 하게 되니까 성취감도 높아지고 ... 부익부 ^^...

그런데 99년에 정말 문제가 생겼습니다.
잘 나가던 사업이 삐그덕 ...
그리고 2년을 버티다가 2001년 사업이 거의 망하기 직전에 년초에 운을 보니까 죽을 것 같아서 4월 달에 유서 써놓고 역학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6월에 프로판 까스 폭발로 온몸의 45%를 디고 죽을 뻔하고 병원 신세를 져가면서 회사는 문닫고 정말 남은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겨우 겨우 3달여를 앓아 누웠다가 일어나서 당시 제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제 5년을 버티어야 다시 살아나는데 정말 난감하다.
정말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여기 저기 도움을 얻어 근근히 버틴지가 벌써 4년 입니다.
그 동안 너무 힘들어서 정말 버티기 힘들어서 앞이 깜깜했던 일들이 많았었는데 그 때마다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까지도 너무 힘들어 했을 겁니다.

제가 왜 이런 부끄러운 저의 과거를 이야기 하느냐 하면요.
요새 정말 경기가 없고 살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어떻게 살아나가야 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하십니다.
그때마다 저는 "버티세요" "2년만 버티세요" 등 참을 것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아니 지금도 죽겠는데 어떻게 버텨요..  이렇게 말씀들 하십니다.

맞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 해 봤습니다.
정말 당시에 제가 혼자서 반성도 했습니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 너무 쉽게 버티라고 말했던 것은 아닌가?
직접 겪어보니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버티니까 다시 살아지더라구요..

틀림없이 내리막 길이 있으면 오르막이 나오는 것입니다.
참고 견디면 삽니다.
제가 전에도 이야기 했던 것 같은데 이 세상 살아가는 가장 필요한 것이 무어냐고 한가지만 이야기 하라면 저는 참을 忍(인)이라고 서슴없이 이야기 합니다.
사랑이니 희망이니 이런거는 다 참기위한 핑계요 구실 일 뿐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있으니까 참아지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언제 좋아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참고 견딜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참아내는 것이 결정적인 마지막 행위입니다.

이 참고 견딘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운이 나쁘고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참고 견디지 않으면 방법이 없습니다.
이 때 더 노력해야 한다고 하기도 하지만 노력해봐도 일이 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요새 같이 어려울 때 여러분들 어떻게 지내십니까?
이제 이 나이가 되니까 막연히 새해가 되어서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동화책같은 희망은 갖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 한해만 더 참자! 한해만 더 견디면 나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하면서 또 참고 견딥니다.
만약 만약 말이죠..
일년이 지났는데도 살아날 기미가 안보이더라도 저는 또 참을 수 있을 겁니다.
왜냐고요?
한 4년 참고 견디는거 연습해 봤기 때문에 이제는 더 오래동안도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

지금 힘들고 어려우신 여러분 우리 일년만 또 참고 견디어 봅시다.
분명히 쥐구멍에도 연기 날 때 있고 아니 땐 굴뚝도 수리해서 쓸 때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