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25-10-06 11:28:02, Hit : 18, Vote : 0)

2025년 추석 한가위 풍성하게 보내세요

이번 추석 연휴는 잘 하면 10일을 계속 쉬게 되는 그야말로 황금 다이아몬드 연휴 입니다.
비가 좀 내리다 보니  분위기가 더욱 살아나서 보름달은 안 보이지만 보름달 같은 둥그런 빈대떡과 막걸리가 생각나는 그런 여유로운 추석이네요.

연휴도 길겠다.. 나야 뭐 매일 연휴지만. ㅠㅠ 어디 좀 바람이라도 쐴 겸 여행을 가려고 해도 독거노인 혼자서는 좀 가기가 그렇챠나요? 청승 맞고 을씨년스러울 (그러고 보니까 금년이 乙巳년 이네) 뿐 일거 같아서 도로가 막힌다는 핑계를 대면서 안갑니다.

집 앞에 삼각산이 구름에 가려 보였다 숨었다를 반복하면서 운치를 더하는데 친구는 내일 안산 트래킹을 가자는데.. 아무래도 빈대떡 막걸리로 방향을 틀어야 할 거 같아요.

여러분들 추석 잘 쇠고 계신가요? 요즘 물가가 하도 많이 올라서 참 걱정이 많으시죠?
뉴스보면 장사하시는 분들이 장사가 안된다고 난리들 입니다.
언제 부터인가 명절 특수가 없어졌다며 아우성 치던게 계속 이어지다가 코로나까지 한 방 맞고 장사를 접으신 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왜 장사가 안 되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아요.
내 경우 내 생각 얘기 입니다만..

전에는 시장 같은데 다니다가 아니면 동네 뒷골목 다니다가 괜히 땡기거나 쏠리면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도 마시고 굴전에 막걸리도 한 잔 마시고 그랬었거덩요..  그러다가 발동 걸리면 노래방 가서 노래 한자락 고래고래 지르고 나면 스텐레스도 확 풀리고 집에 와서 잠도 잘 오고 했단 말입니다.
그러던게 벌써.... 아이구 한 20년이 다 되어가네요..
그래도 그 때는 경기가 좋았던거 같아요..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도 가끔 땡기기도 하고 쏠리기도 하고 아니면 땡겨보고 싶은.. 옛날 추억의 기분을 내보고 싶은 그런 의욕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작정을 하고 에뿌게 단장을 하고 집을 나서서 동네 뒷골목 이나 호프집을 가면요.. 생맥주 한 잔은 안 팔아요.. 꼭 안주를 시켜야 한데요.. 아니 500cc 쌩맥주 딱 한 잔만 하고 싶은데.. 맥주 마시려면 안주 꼭 시켜야 한데요.. 그럼 얼마냐고 물으면 마른 안주 몇 개 큰 접시에 훼앵하니 올려주면서 보통 15000원 이래요.. 건데기가 좀 있으면 보통 2만원이에요... 으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 쌩맥주 못 마시고 시장으로 갑니다.

시장에 가면 가볍게 옛날 포장마차처럼 네모난 바 같은 가운데 아줌마가 안주를 만들어 주는 가게들이 있는데.. 여기 기본 안주가 대부분 2만원이 넘습니다. 혼자서 다 먹기에는 양도 많고 무거운 안주들이 쭈욱 있는데 참.. 거시기 해요.. 그렇다고 아줌마가 다정히 대화라도 나눌 수 있으면 모른 척하고 앉겠는데 얼굴 표정이 말 시키지마 지금 바빠서 짜증나니까..라고 얼굴에 딱 쓰여있는거 같아서.. 그래도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은 많아요..  거기도 몇 바퀴 돌고 돌다가 그냥 지나칩니다. 너무 비싸...

노래나 할까? 하고 노래방 가면요.. 노래방 1 시간에 4만원이에요.. 도우미? 1 시간에 4만원 이에요..
7080 가보면 기본이 8만원이에요 거기에 노래 3개 1만원 이에요..
이건 뭐 들어가거나 앉았다 하면 기본으로 10만원이 홍창 썩은니 빠지듯이 훵해지거덩요..
그러니까 거기도 못 들어가고.. 코인 노래방이나 갈까 하다가 .. 참 처량해지거덩요.. 혼자서 작은 공간에 들어가서 고래고래 .. 새우새우 하고 나오려면 ...

그러다보면 일단 흥이 다 깨지죠.. 에라 집에나 가자..
이렇게 다시 발길을 돌리기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나 솔찍하게 장사하시는 분들한테 이런 얘기 하고 싶어요.
음식 값이나 술 값이 너무 비싸. 그냥 아무 생각없이 혼술 한 잔 하기에 너무 부담이고 재미도 없어.
그러니까 차라리 차라리 차라리.... 할게 없네..
아예 그런데 갈 생각을 안하게 되더라고요.

전에 우리 동네에 혼술집이 있어서 여기는 어떤가 하고 들어갔다가 소주 한 병 딱 마시고 닭날개튀김인가 한 접시 마시고 나왔는데.. 3만원 홍창 뜯기고 난 후로는 다시는 갈 엄두가 안 나더라고.. 그리고 재미도 드럽게 없어..사장님이 같이 안 놀아주는거야.. 뭘 물어봐도 사무적인 답변만 돌아올 뿐.. 한 시간 반 정도 계속 혼자서 정말로 묵언 혼술 하고 나왔다니까요.. 이러니까 장사가 안되는게 당연하죠..

내가 드러워서 간단한 포장마차 안주 만들어서 재밌는 가게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아 또 얘가 망령이 드는구나 하고 참았습니다.

결국 결론은 뭐냐 하면.. 가서 먹고 싶은 가게 가서 먹고 싶은 음식 가격이 내 수준에는 어렵더라 이겁니다. 그래서 내가 안가니까 자꾸 장사가 안된다고 그러는데.. 그럼 맥주 한 잔 이라도 파세요..그러면 가끔 지나가다 들를께요. 지금 너무 비싸아~~ 재미가 없어~~~ 돈 밖에 몰라~~~

옛날에 생각 나는게.. 시장 앞에 가면 빈대떡 부치는 아줌마들이 있었는데 거기 쭈그리고 앉아서 빈대떡 2 장 하면 한 2천원 해요.. 막걸리 한 병 1천원 정도 했을꺼에요..합해서 5천원 이면 아줌마 한잔 나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 하다가 알딸딸해지면 노래방 갈 수도 있어요..
노래방 1시간에 1만원... 30분 만 하고 갈께요 하면 5천원 받는데도 있었어요.. 맥주 한잔 1천원 해 봤자. 7천원 정도면 소리 지를 만큼 지르고 비틀비틀 집에 올 수 있었단 말이에요..

지금은 택도 없죠..
세상이 옛날보다 살기 좋아졌다는데 솔찍히 내가 생각하기에는 옛날이 사람 살기는 훠얼씬 더 좋고 재밌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그런 세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독거노인이 추석에 술주정하는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상태가 술 취한 거 가테 혀도 꼬부라지고..
여러분 즐건 츄셕 되시기를 바랍니다. 깔꾹 어~~~ 노래방 싼데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