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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깡신선(2012-05-04 11:12:27, Hit : 1997, Vote : 135
 오랜만에 가 본 시장 포차.....

어제 점심 때 친구하고 오장동에 가서 오랜만에 함흥냉면을 배 터지게 먹었습니다.
원래 내가 냉면 한그릇 씩 시키고 사리 하나 시켜서 나누어 먹자고 했더니...
식탐있는 이 친구가 자기 먹을 꺼 나누어 먹는 걸 제일 싫어한다며...(그러니까 아무리 운동을 해도 배가 안 들어가지...ㅋㅋㅋ) 아~ 이 글 이 친구가 볼텐데...ㅋㅋㅋ

결국 사리를 따로따로 시켰는데...
어~~~양이 무쟈게 많더라구요....배가 터지는 줄 알았어요...
식사 후 그 앞에 다방에서 쌍화차 한 잔 씩 마시고 충무로 역까지 걸어가고 했는데도 배가 꺼지지 않더니 저녁 6 시가 되도 배가 안 고프고...7시가 되도 배가 안고프고...
그래서 저녁을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속이 답답한게...뭔가 씨원한 걸 먹었으면 좋겠더라구요...

거의 저녁 8시 되었을 무렵...속도 답답하고...마음도 답답하고...그렇다고 갑자기 그 시간에 불러서 같이 술 마시자고 할 사람도 없고....어쩔꺼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어요..
몇 년 전에 잘 가던 신당동 중앙시장....맞아 거길 가자...
광장시장도 좋기는 한데 거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복잡해...미아리 길음시장도 맛 있는거 많은데 거긴 너무 멀고....남대문 시장은 너무 관광지가 되어 버렸고....

혼자서 슬슬 저녁 때 버스타고 신당동 중앙시장에 도착하니 시장 입구에는 환하게 켜져있는 전등불로 대낮같아요..
우선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니 이미 파장...문 닫는 점포가 많이 보이는데...
시장 입구 포장마차에 앉았습니다...

코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안주들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뭘 마실까? 우선 꼬막 한 접시하고 빈대떡 한 접시....그리고...그리고...막걸리 한 병...
젊은 주인 아주머니는 고향이 순천이라는데...언니와 남자동생과 같이 점포를 연지 7 달 되었다네요..
그런데 뒤에 가게도 있고 손님이 많더라구요...

거기에 앉아서 한 모금 한 모금 마시기 시작한 막걸리가 금방 동이나고..다시 한 병 더 했더니...술 기운이 화악 오르는게...얼굴이 뻘개져서...그런데...배가 또 터질 것 같애....우와....
할 수 없이 오랜만에 혼자서 아는 노래방에 들러 노래 한 시간 했는데도 배가 덜 꺼져서...
그 큰 배를 부여잡고 돌아와서 겨우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술 마시고 자니까 왜 그렇게 더운지....자면서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모르겠어요...
아침에 일어나니까..얼굴은 퉁퉁 붓고...눈은 밤탱이가 되어가지고 잘 떠지지도 않고....ㅋㅋㅋ
근데 역시 혼자서 술 마시기에는 시장 포차가 제일 이에요...

우리나라에 혼자서 술 마시러 갈 데가 마땅치 않아요...
미국은 많은데...혼자서 술 마시려면 바에 가면 대부분 혼자 온 손님들이 많아요...
가면 바텐더도 알고 아는 사람들도 만나고....
근데 우리나라는 아니에요...
혼자서 술 마시러 갈 수 있는 분위기 좋은 바 만들면 장사 잘 될텐데....

오늘은 남대문 시장 한 바뀌 돌아야겠네요...
비타민도 좀 사고...시계 약도 좀 넣고....
오이도에 한 번 가야 하는데..같이 갈 사람이 없어....쩝!

그나저나 어제 혼자서 시장포차에 앉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 마음이 점점 닫히고 있다는 걸 느끼겠더라구요..
이제는 귀찮은 것도 싫고...더우기 사람 만나서 마음에 없는 쓸데없는 소리 하고 마음이 담겨있지 않은 둥둥 뜬 소리들 듣기도 싫고..

어제 테레비에서 중국영화 영웅을 보는데..거기서 이연걸이 진시황 앞에서 잔검의 이야기를 하니까 진시황이 이제 세상에 지인을 얻었으니 오늘 죽어도 괜찮으니 나를 죽여라..하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마음이 통하는... 내 마음을 알아주고 상대방의 마음을 내가 알아줄 수 있는 지인을 만난다면 같이 중앙시장 포차에 가서 막걸리를 마시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찾아나서고 싶은 마음은 없네요...
지금까지 찾았는데도 못 찾았으니까요...
바로 이 점이 내 마음이 닫혔다는 거에요....
정말 마음이 많이 닫혔어요...시간이 더 지나면 완전히 꽉 닫힐 것 같아요....
나도 인간미 없는 인간이 되는거죠....마음이 실려있지 않은 걍 껍데기만 움직이는 그런 껍데기 인간...
좀비나 다름 없는 그런 마음이 죽은 인간이......


되고 싶지 않은데....


자꾸 그렇게 되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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