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깡신선

(2014-06-25 03:12:47, Hit : 5322, Vote : 521)

박근혜 대통령 한고조 유방에게 배울 점

우리가 잘 놀던 장기판에는 초나라와 한나라가 싸우는 겁니다...
물론 이 장기판은 옛날 중국에서 벌어진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의 전쟁을 기초로 만들어진거니까...뭐 그렇겠지요...
그래서 장기판에 가장 큰 알에는 크게 楚(초) 漢(한) 을 써서 왕을 나타내는 장기알이 있습니다..
楚(초) 자는 초나라 왕 항우를 의미하고 漢(한) 자는 한나라 왕 유방을 의미합니다...
이 두사람의 전쟁 스토리는 초한지로 남겨져 2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받으며 잘 읽히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이 두 사람의 전쟁 스토리 안에는 우리가 배울점이 많기때문 일 겁니다...

항우와 유방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역발산 기개세로 유명한 항우...산을 뽑아 버릴 정도의 힘을 가졌다는 당시 중국에서 가장 힘이 쎘던 사람이 힘도 없고 시장에서 양아치 짓을 하던 유방에게 전쟁에서 지는 아이러브한 일이 있었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항우와 유방이 일대일로 맞짱을 떴다면 그 결과는 너무도 당연히 항우의 승리로 끝났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일대일 맞짱이 아닌 전쟁을 하다보니 어찌어찌 힘없는 유방이 이긴 겁니다..

이런 결과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두 사람의 성격인데요...
항우는 힘이 쎈 대신 고집이 쎄고 성격이 급하고 한 번 폭발하면 물불을 가리지 못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유방은 동네 시장에서 양아치 짓을 해가며 사람들 등쳐먹는데 이골이 난 불량배일 뿐이었지요..
유방이 이렇게 살다보니까 아주 잔 머리가 잘 돌아가는 교활하고 치사하고 드러운 소위 영어로 Street Smart 한 면이 있었던 겁니다..
뭐 이거 좋은 건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나가는 데는 꼭 필요한 면일 수도 있지요...

다들 아시겠지만...진시황 시절에 유방은 동네 양아치 짓을 하다가 뇌물을 주고 만리장성 만드는데 필요한 인부들을 노가다 현장까지 데리고 가는 말단 관리직이 됐죠...
그런데 한 번은 데리고 가던 인부들이 튀었습니다..
만약에 데리고 가던 인부들의 머리 수가 틀리면 모두 죽임을 당하기때문에 유방은 그 인원수 모자라는 인부들을 데리고 산속에 들어가서 산적이 되죠...
그랬다가 진나라 말년에 여기저기 진나라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들고 일어나자 그 중에서 가장 힘이 쎈 항우의 밑에 들어가서 항우에게 알랑거려가지고 군사 3천명을 빌려서 따라 다니게 되죠...

그런데 이 넘의 유방이 전쟁에 나가서 하는 짓이 참 가관이었습니다..
항우가 주력 부대를 이끌로 진나라의 주력 부대와 싸우는 동안 유방은 소규모의 군사들을 데리고 뒤꾸녕으로 가서 빈 성들을 함락합니다..
항우는 열씨뮈 진나라 주력부대하고 한참 싸우고 나다 나중에 보니까 어느틈에 유방이 자기의 세력보다 더 커져있는거에요..
당연하죠..그야말로 싸움은 항우가 하고 이익은 유방이 챙긴겁니다...
나중에는 유방이 항우한테 뎀벼들어서 둘이 싸우게 되는데...요 때도 둘이 싸우다가 휴전을 하고 돌아는 항우의 부대를 유방이 쫓아가서 뒤통수를 쳐가지고 항우가 지게 됩니다...
결국 천하장사 항우는 강가에서 자신의 애인이자 마누라인 우미인을 죽이고 자신도 싸우다 자결하게 되는데...이 스토리가 중국의 유명한 패왕별희 라는 경극으로 아직도 유명하죠...

그런데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느냐? 여기가 중요한 겁니다...
이 두사람의 전투에서 힘쎈 항우가 양아치 유방에게 진 이유가 뭐냐 입니다...
뭐 이유가 많습니다...아무리 힘이 쎄도 잔머리에는 못 이긴다..
곧은 사람이 남을 속이고 마음이 곧지 못한 사람에게 진 거다..
뒤통수 치는 데는 아무리 힘이 쎄도 당할 재간이 없다...등등....

하지만 역사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항우는 성격이 곧은 대신에 모든 일을 자기가 혼자서 처리하려고 했습니다..
전쟁이 일대일 맞짱 뜨는게 아닌데도 전쟁을 자신의 힘만 믿고 혼자서 하려고 했던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젊을 때는 항우의 삼촌이 있어서 삼촌 말을 들었지만 삼촌이 일찍 전사하는 바람에 아무도 항우의 독선과 고집과 욱하는 성격을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지가 하고 싶으면 하는고야..아래 병졸들 한테는 까래면 까는거지 왜 말이 많냐 이런 식이었죠...
항우에게 범증이라는 훌륭한 책사가 있었슴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방은 어쨌냐? 유방은 자기가 모자라다는 것을 아주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기 주변에 재주있는 사람들을 많이 뒀습니다...
우죽하면 그 초한 전쟁의 가장 유명한 맹장 중의 맹장인 한신이 처음에는 항우 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항우는 한신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아니 자신이 너무 잘 났기때문에 한신을 우습게 봤다는게 더 맞는 말일겁니다..
그래서 한신을 창잡이 소대장 정도의 지위 밖에 주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한신이 여기서는 안되겠다고 유방에게 갔는데...유방이 한신을 대장군의 자리에 앉혀준거죠..
그 결과 나중에 항우는 한신에게 져 죽음을 맞게 되는 겁니다...

결국 한신과 유방의 가장 큰 차이는 항우는 자기가 힘이 쎄다고 믿고 자기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했고...
유방은 자신의 모자람을 알고 주변에 사람을 아주 잘 썼습니다...

유명한 유방과 한신의 대화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죠...

高祖嘗從容與信言諸將能不各各有差. 上問曰如我能將幾何. 信曰陛下不過能將十萬. 上曰於君何如. 曰臣多多而益善耳. 上笑曰多多益善何爲爲我禽.
信曰陛下不能將兵而善將將. 此乃信之所以爲陛下禽也.)

나중에 한나라 고조가 된 유방이 한신과 장수들의 능력에 관해 토론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유방이 한신에게 물었습니다.
경이 생각하기에 나는 몇 명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겠는가?
한신이 대답하기를...폐하는 10만 명의 군졸을 거느릴 수 있을 뿐입니다...
유방이 다시 한신에게 묻기를 그럼 신은 어떤한가?
한신이 대답하길를 저는 많은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여기서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나왔답니다...바로 한신이 대답한게 다다익선입니다...라고 했지요...

대부분의 중국 왕들이 성격이 좋지 못했습니다...만약 여기까지 들었다면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아니 그럼 신이 나보다 더 능력이 있다는 것이냐? 이런 발칙헌 넘...
그럼 또 옆에서 간신같은 것들이 폐하 이 넘을 죽여 마땅한 줄 아뢰옵니다...요로면서 아부를 떨면...왕이 여봐라...이 넘을 당장 끌어내어 능지처참을 하여라...이런 식이 되겠죠...

그런데 유방은 그러지 않았습니다..워낙 시장 밑바닥에서 굴러먹던 넘이라서 이런 정도의 치욕은 아주 잘 넘길 줄 알았겠죠...
그러면서 다시 한신에게 웃으면서 묻습니다...
다다익선이라? 하하하 그런데 왜 경은 나에게 묶여있는가?
한신이 대답합니다....폐하는 군사를 거느리는데는 능하지 못하나 장군을 거느리실 줄 알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제가 폐하에게 묶여 있습니다...

요론걸 반전이라고 하죠...한신의 대답이 아주 기가 막히게 유방을 기분좋게 했을 겁니다..
하지만 기분 좋고 나쁜게 문제가 아니라 바로 유방에게는 이런 재주가 있었다는 겁니다...
유방이 나중에 항우를 이기고 중국을 통일한 뒤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군진의 장막 속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의 승패를 산가지(점괘) 하나로 판가름 짓는 일은 내가 장량만 못하고, 국가를 다스리고 백성들을 위무하며 보급을 원활이 하는 일은 내가 소하만 못하고, 백만 대군을 거느려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략하면 반드시 빼앗는 일은 내가 한신만 못 하오. 이 세사람은 모두가 인걸이야. 나는 이들 인걸을 잘 썼기 때문에 천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고, 항우에게는 홀로 범증 한 사람뿐이었는데 이 사람마저도 제대로 쓰지 못했기 때문에 천하를 잃게 된 걸세."

이렇듯 지도자 우두머리는 자기도 똑똑해야겠지만 사람을 잘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요즈음 한국의 정치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중국에서 영어로 중국어로 연설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똑똑하고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또 그렇게 글도 올렸고요...
하지만 요즈음 국내 정치 상황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똑똑한 것은 똑똑한 것인데 너무 혼자서 일을 다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저것 국내 정치 해외 정치 너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대통령직을 열씸히 성실하게 실행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서 다 옳고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것이 정치입니다...

국무총리 하나를 제대로 지명하지 못하는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 제대로 된 인재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실 아닌가요?
한국의 대통령직이라는 게 임기가 5 년 밖에 안 됩니다..
그 5 년 동안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만.....미국은 재임될 경우 8 년이고 중국은 10 년 입니다..

어쨋던 5년 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대통령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 일이 아니라..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재를 잘 뽑아야 될 것이며...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조언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선생님을 하나 옆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 상태대로 계속 나가다가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이 없는 바쁘기만 했던 대통령...
혼자서 똑똑하기만 했던 대통령....국무총리 하나 제대로 임명하지 못했던 대통령으로 남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한 마디 올립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혼자서 이일 저일 다 하는 사람이 아니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제대로 배치해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사람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人事爲萬事之根本(인사위만사지근본) 인사가 만사의 근본 이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현재 마음에 새겨야 할 가장 중요한 말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성품이 모자란 시장 양아치 였던 유방에게 뼈저리게 배워야 할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유방의 兎死狗烹(토사구팽)은 배우지 마세요.....